- 학우들 사전 질문 받은 간담회, 다방면에 걸친 질의 오가
- 성평위·장인위 지위 보장, 학생총회 진행 논란... 여전히 제자리
- 전학대회 의결 방식, 세부 명수 차이 발생... 총학 ‘결과엔 영향 없으나 죄송하다’
6월 30일 서울캠퍼스 63대 총학생회 〈오늘〉이 2분기 간담회 〈B대면 간담회, 오늘 커피 한 잔 어때요?〉를 개최했다. 이날 ZOOM(줌) 회의실에는 총학생회 구성원을 포함해 약 40명의 학생이 자리했다. 본 간담회는 보고 안건, 논의 안건, 기타 안건의 순으로 진행됐다. 보고 안건에서는 총학생회 집행국과 위원회의 사업 보고 및 질의가 이어졌다. 논의 안건 순서에서는 중앙대학교 학생자치 전반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 이후 기타 안건으로는 세 번째 논의 안건이었던 2차 총회에 관한 논쟁이 재상정되었다. 한편 간담회 폐회 직전 전학대회 의결 과정에 대한 경위서가 공유되며 의결 부정 의혹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총학생회의 보고 내용은 총학생회 SNS와 중대중심에 배포된 2분기 간담회 자료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6월 8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총학생회가 구글 폼을 통해 받은 질문 중 가장 요청이 많았던 세 가지가 논의 안건으로 채택됐다. 첫 번째로 성평등위원회(성평위)와 장애인권위원회(장인위)를 비롯한 학생자치기구의 지위·권한·운영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박성혁 학생(정치국제 19)은 지난 전학대회에서 총학생회장이 ‘특기구 지위에 관해 위원회와 논의하겠다’고 답변한 뒤로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며 관련 논의의 진척을 물었다. 이에 최승혁 총학생회장(경영 18)은 아직 논의된 바가 없으며, 하계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임할 예정이라 말했다.
학생들은 전학대회 당시 총학생회장이 총학생회 회칙 제57조에 ‘특기구’ 명칭을 추가하는 개정안과 관련해 직접 반대 토론자로 나섰던 것을 언급하며, 전학대회의 의장이자 학내 최고 대표자인 총학생회장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해당 행위는 부적절했음을 지적했다. 강서윤 학생(사회 19)은 “총학생회장의 의견이 전체 총학생회의 의견으로 제시되는 바, 여타 대표자들에 비해서 더 큰 무게를 가질 수 있다”며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 더욱 신중하게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덧붙여 박성혁 학생은 유사한 피드백을 사회과학대학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전달한 바 있으나, 총학생회장이 ‘다시 논의해 보라’며 피드백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박성혁 학생은 이를 자치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총학생회장에게 사과를 요청했으나, 총학생회장은 ‘재고해달라는 의미였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62대 총학생회 〈syn-〉 부총학생회장의 성희롱 사건과 총학생회 내부 2차 가해, 그리고 63대 중운위 조사위의 2차 가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총학생회가 모 동아리의 진상규명 절차에 대한 질의에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답했고,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물리적 증거와 기록을 중시하는 태도는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있었다. 임규원 부총학생회장(유럽문화 18)은 총학생회장단의 ‘증거’ 발언의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관련 발언이 나왔고, (이러한 발언이) 물질 증거주의로 비춰질 수 있기에 피해자 중심적 사고해결에 위배”된다며 총학생회장단을 대표해 사과했다. 이현수 학생(공공인재 19)은 이러한 논의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총학생회장의 직접적인 사과가 생략된 입장 표명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며, 총학생회장과 관련 중운위 위원의 공식적인 실명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의 성폭력 사건과 2차 가해에 대한 대응 역량을 기르기 위해선 유관기구인 성평위의 권한 보장과 공간 독립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논의 안건은 5월에 이뤄진 2차 학생총회 진행 방식과 본부 재정정보 공개 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였다. 학생총회 당시 총학생회의 마이크 음소거와 채팅 불가 조치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발언권 제한 명분으로 내세운 ‘혐오 발언 예방’과 ‘발언 난립 방지’ 등을 지적했다. 박성혁 학생은 혐오 발언을 예방하려면 혐오 발언이 무엇인지 학우들에게 설명하고, 혐오 발언 발생시 사후 해결 메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며 일방적인 발언권 봉쇄를 비판했다. 주제에서 벗어난 발언들의 난립을 우려했다는 총학의 설명에도 학생들은 반발했다. 이현수 학생은 “규칙이 필요하다면 전학대회 규칙을 준용”하거나 ‘학생총회에 준하는 학생 대표 회의의 규칙을 학우들에게 제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총학의 소통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강서윤 학생은 2차 학생총회 진행 방식을 총학 국장단 회의에서 결정했다는 사실에 대해 “일방적인 결정 방식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총학이 “소통의 문법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2차 학생총회 당일 프로젝트 탈곡기를 비롯한 학생들의 시위 경위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최재인 일상복지국 국원(생명과학 2학년)은 2차 학생총회 현장에 방문했던 학생들에게 입장 설명을 요청했고, 현장에 있던 학생들의 당시 상황 설명과 입장 표명이 이어졌다.
기타 안건은 김홍윤 성평위 부위원장(국어국문 17)의 발의로 세 번째 논의 안건이었던 학생총회 진행에 대한 논의가 계속됐다. 세 번째 논의 안건에서 김성민 인권복지위원장(국어국문 17)은 2차 학생총회 현장에 진입했던 학생들이 줌이 종료된 후에 의장단과 대화를 할 수 있었음에도 대화를 하지 않은 점에 의문을 표했다. 최재인 학생은 “2차 학생총회 현장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갖고 계신 학우분들이 많”으므로 당시 상황을 정리한 입장문 게시를 요청했다. 이에 이현수 학생은 기타 안건으로 진행된 신상발언을 통해 ‘줌의 종료는 현장 자체가 끝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리된 입장을 입장문의 형태로 발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덧붙여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프로젝트 탈곡기) 내부에서 논의 후 입장문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에서는 총학생회 측의 2차 학생총회 현장을 취재하던 학내언론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며 그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기타 논의 이후 김홍윤 부위원장은 간담회 폐회 직전 채팅을 통해 전학대회 의결 과정에 대한 경위서를 공유했다. 해당 경위서의 요지는 ‘사실상의 결과 조작’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촉구였다. 전학대회 당시 카메라를 끈 상태에서 의결에 참여한 대표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따라서 일부 안건의 경우 의결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학대회 의결에 대한 문제제기는 앞선 보고 안건 식순에서도 언급되었다. 총학생회장단은 “(전학대회 의결 집계 방식이) 최종 의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으나, 무효표를 산출하지 않고 찬성·반대·기권의 세부 명수에 차이가 발생”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의결 결과에 영향이) 없더라도 대표자 개개인의 의결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한편 김홍윤 부위원장이 경위서와 함께 발의한 안건은 기타 안건 논의 시간 만료로 상정되지 못했다.
보고 안건에서는 사전에 취합된 질의에 대한 총학생회 각 기구의 답변이 이어졌다. 주요 질의로는 ▲故 백남기 농민 추모비 건립 협의체 진행경과 ▲2학기 대면 학사 여부와 총학 대응 ▲한자 졸업요건 폐지 및 재수강 학점 완화 논의 진행경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가입에 대한 총학 입장 ▲신축 건물 공간 배정과 서라벌홀 철거 관련 대책 ▲노동절 컨텐츠에 ’근로자의 날’ 표현 자제 건의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간담회를 마치며 박성혁 학생은 ‘2학기 학사 조정과 전학대회 부정 의결 의혹에 대한 총학생회의 적확한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며, 최대한 민주적이고 책임지는 자세로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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